쉬운 복소수 (2) 복소평면, 수를 평면에 놓다
시리즈 쉬운 복소수 2 / 3
- 1쉬운 복소수 (1) 허수 i, 없는 수를 만든 사건
- 2쉬운 복소수 (2) 복소평면, 수를 평면에 놓다
- 3쉬운 복소수 (3) i를 곱하면 90도 돈다

지난 편에서 i를 만들었어. 제곱하면 −1이 되는, 우리가 새로 정한 수 말이야. 기억 안 나도 괜찮아. 딱 하나만 들고 오면 돼. i는 수직선 위엔 없어서 선 밖 위로 튀어나갔다. 오늘은 그 위라는 방향을 진짜 그림으로 그린다.
말해두면, 오늘 복소평면이라는 새 말이 나와. 근데 새 개념은 아니야. 지난 편 그림에 선 하나 더 그은 게 전부거든. 그러니 편하게 따라와. 오늘 가져갈 문장도 딱 하나다.
복소수 a + bi는 가로로 a, 세로로 b만큼 간 평면 위의 한 점이다.
이게 전부야. 왜 평면이 나오는지부터 천천히 보자.
수직선 하나로는 모자라다
지난 편 그림을 다시 떠올려 봐. 실수는 수직선 위에 하나도 빠짐없이 다 놓였어. 그런데 i는 그 선 위에 자리가 없어서 위로 툭 튀어나갔지. 자, 여기서 답답한 게 생긴다. i가 위로 갔다면, 그 위는 대체 어디야? 수직선은 좌우 한 줄뿐인데, 위라는 자리가 그 선엔 없잖아.
방법은 하나야. 축을 하나 더 그으면 돼. 원래 있던 좌우 수직선은 그대로 두고, 0에서 위아래로 지나가는 세로줄을 하나 더 긋는 거지. 가로줄엔 실수(1, 2, −1 …)를 놓고, 새로 그은 세로줄엔 허수(i, 2i, −i …)를 놓아. 그러면 선 하나가 아니라 평면이 생기지? 이 평면이 바로 복소평면이야. 수를 직선이 아니라 평면 위에 펼쳐놓은 거다.
동생: “왜 하필 위아래로 세로줄이야?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그으면 안 돼?”
누나: “허수는 실수랑 완전히 다른 방향이어야 하거든. 실수축이랑 딱 직각으로 세워야 서로 안 섞여. 왜 하필 직각인지는 3편에서 눈으로 보여줄게.”
a + bi는 평면 위의 한 점
이제 복소수를 평면에 놓아보자. 복소수는 a + bi 꼴로 생겼어. 예를 들어 3 + 2i. 겁먹지 말고 뜯어보자. 앞의 3은 실수 부분, 곧 가로로 얼마인지야. 뒤의 2i는 허수 부분, 곧 세로로 얼마인지고. 그러니 3 + 2i는 가로로 3, 세로로 2만큼 간 자리, 평면 위의 딱 한 점이야. 이 앞부분 3을 실수부(實數部), 뒤의 2를 허수부(虛數部)라고 불러. 부(部)는 부분이란 뜻이니 말 그대로 실수 부분, 허수 부분이지. 그림으로 보면 이렇다. 원점에서 가로로 실수부 a만큼 간 뒤 세로로 허수부 b만큼 더 가면, 그 끝이 a + bi 자리다.
여기서 딱 하나만 짚자. 복소수 하나는 숫자 두 개(가로 얼마, 세로 얼마)로 자리가 정해진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맞아, 벡터야.
이거, 벡터에서 봤잖아
벡터 첫 편에서 화살표를 원점에서 그으면 끝점 (2, 1)처럼 숫자 두 개로 적힌다고 했어. 복소수도 똑같아. 3 + 2i는 원점에서 가로 3, 세로 2인 점까지 그은 화살표, 좌표로 치면 (3, 2)랑 같은 자리야. 그래서 복소수는 평면 위의 점으로도, 원점에서 그 점까지 그은 화살표로도 볼 수 있어. 지난 편에서 익힌 화살표가 여기서 그대로 다시 나오는 거지.
말로만 하면 안 잡히지? 그림으로 보자.
화살표로 보이니까 확 쉬워지지? 그럼 벡터에서 하던 걸 복소수에서도 그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야. 특히 더하기.
더하기는 화살표 더하기 그대로
복소수도 더할 수 있어. 근데 새로 외울 게 하나도 없어. 벡터 더하기 그대로거든. 기억나? 화살표를 이어 붙이고, 숫자로는 짝끼리 더했잖아. 복소수도 똑같이 실수부는 실수부끼리, 허수부는 허수부끼리 더하면 끝이야. 새 규칙을 외우는 게 아니라, 벡터에서 하던 걸 이름만 바꿔 그대로 하는 거야.
예를 들어 (3 + 2i) + (1 + 3i)를 보자. 가로로 간 것끼리 3 더하기 1은 4, 세로로 간 것끼리 2 더하기 3은 5. 그래서 답은 4 + 5i야. 식으로 적으면 (a + bi) + (c + di) = (a + c) + (b + d)i. 겁먹지 마, 방금 말한 걸 기호로 옮긴 것뿐이야. 왜 짝끼리 더하냐고? 가로로 간 거랑 세로로 간 건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서로 안 섞이니까. 실수는 실수끼리, 허수는 허수끼리. 화살표를 이어 붙인 결과랑 정확히 같은 값이 나온다. 봐, 복소수를 평면에 놓으니까 벡터에서 하던 게 공짜로 딸려 오지? 아래 그림처럼, (3+2i) 화살표 끝에 (1+3i)를 이어 붙이면 원점에서 도착점까지가 합 4+5i다.
이름 풀이: 복소수와 복소평면
이름을 풀자. 복소수(複素數)에서 복(複)은 겹칠 복, 곧 둘이 겹쳐 있다는 뜻이야. 소(素)는 본디 소, 바탕이 되는 요소란 뜻이고. 그러니 복소수는 두 요소가 겹쳐진 수쯤 되지. 무슨 두 요소냐면 바로 실수부와 허수부야. 실수 하나(a)에 허수 하나(bi)가 겹쳐 한 몸을 이룬 수, 그게 복소수다. 이름에 이미 겹쳤다는 뜻이 들어 있는 거지. 영어로는 complex number인데, 여기서 complex도 여러 부분이 얽혀 하나를 이룬다는 뜻이야. 무섭다는 뜻의 복잡이 아니라, 여러 겹이라는 뜻의 복합에 가까워.
복소평면(複素平面)은 복소수를 그리는 그 평면이란 말이고. 이 평면엔 별명이 많아. 약 200년 전 베셀, 아르강, 가우스 같은 수학자들이 저마다 복소수를 평면에 그리는 생각을 내놨거든. 그래서 아르강의 이름을 따 아르강 다이어그램, 또는 가우스의 이름을 따 가우스 평면이라고도 불러. 복소수라는 말 자체도 가우스가 붙인 걸로 전해져. 이름이 여럿이라고 겁낼 것 없어. 다 같은 그 평면이야.
예시 문제
복소수를 평면에 놓고 더하는 법 익혔지? 직접 해보자. 새 규칙 없어. 실수부는 실수부끼리, 허수부는 허수부끼리. 그거면 끝이야.
문제 1. (2 + 3i) 더하기 (4 + i)는 얼마일까?
벡터 더하기 그대로야. 짝끼리 더하면 돼. 직접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겁먹을 거 없어. 가로로 간 것끼리, 세로로 간 것끼리만 더하면 돼. 실수부는 앞의 숫자들, 곧 2랑 4야. 2 더하기 4는 6. 허수부는 i에 붙은 숫자들, 곧 3이랑 1이야. 뒤의 4 + i에서 i는 1i니까 1로 보면 돼. 3 더하기 1은 4. 그러니 실수부 6, 허수부 4, 답은 6 + 4i야. 왜 짝끼리만 더하냐고? 가로로 간 거랑 세로로 간 건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안 섞이니까. 실수는 실수끼리, 허수는 허수끼리. 봐, 화살표 두 개 이어 붙인 거랑 똑같지?
문제 2. 보물 지도를 하나 받았어. 출발점에서 오른쪽(동쪽)으로 3칸, 위(북쪽)로 1칸 간 곳에 첫 표시가 있고,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2칸, 위로 4칸 더 가면 보물이 묻혀 있대. 출발점을 기준으로 보물은 어디에 있을까? 복소수로 답해봐.
이거 복소수 덧셈이야. 오른쪽은 실수, 위는 허수. 풀이 간다.
풀이. 먼저 두 이동을 복소수로 적자. 오른쪽 칸수는 실수부(가로), 위 칸수는 허수부(세로)로 놓으면 돼. 첫 이동은 오른쪽 3, 위 1이니까 3 + i야. 둘째 이동은 오른쪽 2, 위 4니까 2 + 4i고. 보물 위치는 이 두 이동을 이어 붙인 거니까 둘을 더하면 돼. 실수부끼리 3 더하기 2는 5, 허수부끼리 1 더하기 4는 5. 그러니 보물은 5 + 5i 자리, 곧 출발점에서 오른쪽 5칸, 위 5칸인 곳에 있어. 화살표 두 개를 이어 그려도 도착점이 딱 거기야. 봐, 복소수 더하기가 곧 이동 이어 붙이기지? 벡터에서 하던 거랑 하나도 안 달라.
정리
오늘 것도 한 줄로. 복소수 a + bi는 가로 a, 세로 b인 평면 위의 한 점이자 화살표야. 실수는 가로축, 허수는 세로축. 수직선 하나로 모자라서 축을 하나 더 세운 게 복소평면이고, 그 위에서 복소수는 벡터랑 똑같은 화살표가 돼. 그래서 더하기도 화살표 더하기 그대로지. 봐, 별거 아니지? 복소평면이라는 긴 이름이 겁났던 게 억울할 정도잖아. 그런데 아직 곱하기를 안 했어. 복소수 곱하기엔 놀라운 정체가 숨어 있는데, 이게 이 시리즈에서 제일 재밌는 대목이야. 다음 편에서 i를 곱하면 화살표가 90도 돈다는 걸 보자. 여기까지 왔으면 제일 좋은 건 아직 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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