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미분 (1)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시리즈 쉬운 미분 1 / 3
- 1쉬운 미분 (1)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 2쉬운 미분 (2)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 3쉬운 미분 (3) 기울기가 알려주는 것
자동차 뒷자리,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다.
동생: “누나, 우리 지금 얼마나 빨라?”
누나: “부산까지 400킬로미터를 4시간에 가니까, 평균 시속 100.”
동생: “아니, 그 평균 말고. 딱 지금 이 순간!”
누나: “아, 그건 속도계 바늘이 가리키는 값이지. 그게 순간 속도야. 오늘 이야기가 바로 그거다.”
동생이 물은 딱 지금 이 순간의 빠르기, 그게 오늘 주제인 미분이다. 이름부터 겁먹은 사람 있을 텐데 그럴 것 없어. 고등학교 때 dx니 극한이니 기호부터 쏟아지는 바람에 손 놓았던 거지, 네 머리가 나쁜 게 아니야. 기호는 다 치우고 딱 한 문장에서 출발하자.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이게 전부다. 오늘은 이거 하나만 가져가면 된다. 왜 이게 미분인지, 왜 이런 게 필요했는지만 천천히 같이 밟아보자. 세 편이면 정적분·부정적분에서 미분이라 부르던 그게 뭐였는지 완전히 손에 잡힌다.
우리가 아는 빠르기는 평균이다. 그런데 방금 동생 말처럼 평균으로는 답 못 하는 물음이 하나 있어. 딱 지금 이 순간은 얼마나 빠른가. 미분이 파고드는 게 바로 이 물음이다.
평균 빠르기와 순간 빠르기는 다르다
자, 봐봐.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킬로미터를 4시간에 갔어. 400을 4로 나누면 시속 100킬로미터. 이게 평균 속도다. 여기까진 초등학교 산수지? 그런데 물어보자. 가는 내내 딱 100으로만 달렸을까. 아니잖아. 뻥 뚫린 고속도로에선 120도 밟았고, 휴게소 들어갈 땐 40, 신호에 걸려선 0이었어. 평균 100은 4시간을 통째로 뭉뚱그린 값일 뿐이야. 진짜로 100이었던 순간은 하루 종일 한 번도 없었을 수도 있어.
구간마다 빠르기를 막대로 세워 보면 이렇다.
여기서 답답한 게 생긴다. 그럼 딱 지금 이 순간은 얼마나 빠른지, 그건 어떻게 아느냐. 사람들이 진짜 알고 싶었던 게 이거였다. 그리고 그 답은 이미 네 눈앞에 있어. 계기판 속도계. 속도계 바늘은 평균을 가리키지 않아. 바로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빠른지를 가리키지. 이 지금 이 순간의 빠르기, 이게 순간 속도다. 평균이 긴 구간을 하나로 뭉갠 값이라면, 순간 속도는 딱 한 점에서의 빠르기야. 미분이 잡으려는 게 바로 이 순간 속도다.
속도계로 보면 이렇다.
순간은 구간을 좁혀서 잡는다
동생: “근데 한 순간이면 시간이 0이잖아. 0으로 어떻게 나눠서 빠르기를 구해?”
누나: “안 나눠. 대신 구간을 점점 짧게 줄이면서 다가가는 거야.”
방금 동생이 물은 거, 그냥 넘기지 마. 여기가 미분에서 제일 많이들 포기하는 딱 그 지점이야. 그런데 알고 보면 별거 아니다. 한 칸씩 밟아보자. 빠르기는 원래 거리를 시간으로 나눠 구하잖아. 그러려면 시간이 얼마쯤은 흘러야 해. 그런데 한 순간, 곧 시간이 0인 점에서는 나눌 시간 자체가 없어. 0으로는 나눌 수 없고. 그래서 다들 여기서 막힌다. 당연해.
그래서 발상을 뒤집는다. 0인 점을 억지로 나누려 들지 말고, 0으로 다가가면서 지켜보는 거야. 이게 핵심이다. 구간을 점점 좁혀. 한 시간 동안의 평균을 재고, 다음엔 1분, 다음엔 1초, 다음엔 그보다 더 짧게. 구간을 짧게 할수록 그 값이 어디로 가는지 봐. 어느 한 순간의 빠르기, 딱 한 값으로 점점 모여들어. 이렇게 구간을 0에 한없이 가깝게 좁혀서 잡아낸 그 순간의 빠르기, 그게 바로 미분이야. 봐, 0으로 나눈 게 아니라 0으로 다가가면서 잡은 거지. 이 차이 하나가 미분 전부다. 외우지 마, 이해하면 남아.
이름도 뜻 그대로다. 미분(微分)의 미(微)는 작을 미, 분(分)은 나눌 분. 곧 아주 잘게 나눈다는 말이다. 구간을 한없이 잘게 쪼개 순간을 잡는 이 일에 딱 맞는 이름이다. 이런 한자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서양 수학이 100여 년 전 무렵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differential을 이 한자로 옮긴 번역어이기 때문이다. 쉬운 우리말로 풀면 잘게 쪼개 보기쯤 된다.
말로만 하면 안 믿기지? 그림으로 보자. 거리를 시간에 따라 그린 그래프에서, 두 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가 그 구간의 평균 빠르기다. 자, 뒤 점을 앞 점 P로 바싹 끌어당겨 봐. 그 직선이 P 한 점에서의 빠르기, 곧 순간 속도로 다가가는 게 보이지.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당겨봐. 아래 슬라이더로 두 점 사이 간격을 좁히면, 할선(파란 선)이 P의 접선(옅은 선)으로 딱 붙고, 평균 기울기 숫자가 순간 기울기 하나로 모여드는 게 보인다. 이게 방금 말로 한 그 이야기다.
간격 – · 평균 기울기 – · 순간 기울기 –
저금통으로 다시
자동차가 와닿지 않으면 저금통으로 가자. 똑같은 이야기야. 앞 글에서 총액을 미분하면 하루치가 나온다고 했지. 거기선 하루를 한 칸으로 봤어. 그 칸을 더 잘게 좁히면? 하루가 아니라 그 순간순간 얼마나 빠르게 돈이 느는지를 잡게 된다. 봐, 자동차든 저금통이든 하는 일은 똑같아. 단위를 한없이 잘게 줄여 순간의 빠르기를 재는 것. 그게 미분의 본뜻이야.
예시 문제
자, 배운 거 바로 써먹어 보자. 겁먹지 마. 방금 읽은 그 얘기 그대로다. 평균은 통째로 나눈 거, 순간은 구간을 좁혀서 잡은 거. 이 둘만 쥐고 가면 돼.
문제 1. 서울에서 대전까지 150킬로미터를 2시간에 갔어. 이 자동차의 평균 속도는 시속 몇 킬로미터일까?
직접 한번 풀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평균 속도는 간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누면 돼. 왜 나누냐고? 평균이란 게 전체를 통째로 뭉쳐서 한 시간에 얼마씩 간 셈 치는 거니까. 150킬로미터를 2시간으로 나누면 시속 75킬로미터, 이게 평균 속도야. 여기서 한 가지만 짚고 가자. 가는 내내 딱 75로만 달렸을까? 아니지. 어디선 90, 신호에 걸려선 0이었을 거야. 75는 그 들쭉날쭉을 하나로 뭉갠 값일 뿐이야. 답은 시속 75킬로미터,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이지 순간 속도가 아니다.
문제 2. 자동차가 터널을 지나는 동안, 10초 사이에 200미터를 갔어. 그런데 그 10초 안에서 딱 한가운데 1초만 떼어 보니, 그 1초 동안엔 25미터를 갔대. 지금 이 순간의 빠르기에 더 가까운 건 어느 쪽 값일까?
이건 계산보다 생각이 중요해. 한번 골라보고 내려와.
풀이. 두 값을 다 빠르기로 바꿔 보자. 10초에 200미터면 1초에 20미터 꼴이야(200 나누기 10이 20). 1초에 25미터면 그냥 초당 25미터고. 자, 어느 게 순간에 더 가깝냐. 1초짜리다. 왜? 순간이란 건 구간을 한없이 좁혀서 잡는 거라고 했잖아. 10초는 터널을 지나는 긴 시간을 통째로 뭉갠 평균이고, 1초는 그보다 훨씬 짧게 좁힌 값이야. 구간이 짧을수록 그 순간의 빠르기로 모여든다고 했지. 그러니 1초짜리, 곧 초당 25미터가 그 순간의 빠르기에 더 가까워. 여기서 1초를 0.1초, 0.01초로 더 좁히면? 진짜 그 순간의 빠르기 딱 한 값으로 붙는다. 그게 바로 미분이야. 봐, 방금 배운 걸 그대로 쓴 거지?
정리
오늘 딱 하나만.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평균이 긴 구간을 뭉뚱그린 값이라면, 미분은 구간을 0에 한없이 좁혀 잡아낸 딱 한 점에서의 빠르기야. 속도계 바늘이 지금 가리키는 그 값이지. 봐, 별거 아니지? dx니 극한이니 하는 기호에 겁먹었던 게 좀 억울할 정도잖아. 그림에서 이 순간의 빠르기를 더 또렷하게 보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기울기다. 다음 편에서 곡선을 확대해 순간의 기울기를 잡아보자. 여기까지 왔으면 이미 절반 넘게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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