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미분 (2)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시리즈 쉬운 미분 2 / 3
  1. 1쉬운 미분 (1)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2. 2쉬운 미분 (2)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3. 3쉬운 미분 (3) 기울기가 알려주는 것

곧은 직선이라면 기울기가 뻔하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얼마나 가파른가, 그거면 끝이니까. 그런데 휘어진 곡선의 딱 한 점, 거기엔 무슨 기울기가 있어? 점 하나엔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어 보이잖아. 오늘은 이 물음 하나에 답하면 된다.

지난 편에서 미분은 구간을 한없이 좁혀 잡은 순간의 빠르기라고 했지. 거길 넘어왔으면 제일 어려운 고비는 이미 지난 거야. 이번 편은 그 순간의 빠르기를 그림으로 눈에 박아 넣는 시간이다. 미리 답부터 한 문장으로 걸어두자.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방금 그 순간의 빠르기랑 뭐가 다르냐고? 같은 거야. 빠르기를 그래프에서 보면 기울기로 보인다는 것뿐이다. 그럼 점 하나에 기울기가 어딨냐는 아까 그 물음은 어떻게 푸느냐. 지금부터 한 칸씩 밟아보자.

동생: “곧은 직선이야 기울기가 뻔하지. 근데 휘어진 곡선의 한 점에 무슨 기울기가 있어?”

누나: “확대해봐. 지도 앱에서 손가락으로 벌리듯이.”

동생: “어? 확대하니까 그 근처가 거의 직선인데?”

누나: “그 직선의 기울기, 그게 바로 그 점의 순간 빠르기야.”

기울기가 곧 빠르기

거리를 시간에 따라 그린 그래프를 다시 보자. 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래프가 가파르게 치솟는 구간은 그때 빨리 갔다는 뜻이고, 완만하게 눕는 구간은 느리게 갔다는 뜻이야. 그게 다야. 그래서 그래프의 기울기가 곧 빠르기다. 가파른 곳은 빠르고, 평평한 곳은 느리고. 왜냐고? 기울기가 크다는 건 같은 시간에 더 멀리 갔다는 거니까, 그게 곧 빠른 거잖아.

같은 곡선에서 완만한 데랑 가파른 데를 나란히 보자.

완만 = 느림가파름 = 빠름시간거리
같은 곡선이라도 완만한 구간은 같은 시간에 조금밖에 못 올라가 느리고(작은 기울기), 가파른 구간은 같은 시간에 많이 올라가 빠르다(큰 기울기). 두 삼각형의 가로(시간)는 같고 세로(거리)만 다르다.

두 점을 잇는 직선의 기울기가 그 구간의 평균 빠르기라는 건 지난 편에서 봤고. 그럼 순간의 빠르기는? 한 점에서의 기울기지. 그런데 여기서 딱 걸린다. 곧은 직선이야 기울기가 뻔한데, 휘어 있는 곡선의 한 점에 무슨 기울기가 있냐는 거. 동생이 방금 물은 게 정확히 이거였어. 당연한 의문이야. 이거 해결하면 오늘 끝난다.

확대하면 직선이 된다

여기에 미분에서 제일 예쁜 아이디어가 숨어 있어. 이거 하나면 방금 그 의문이 풀린다. 곡선의 한 점을 자꾸자꾸 확대해 봐. 지도 앱에서 손가락으로 화면 벌려 확대하듯이. 크게 볼수록 그 점 근처의 휘어진 곡선이 점점 덜 휘어 보이지. 충분히 확대하면? 거의 완벽한 직선으로 보인다. 곡선인데 직선처럼 보여. 이게 핵심이야.

확대하면 직선접선시간거리
곡선의 한 점을 확대하면 그 근처는 거의 직선처럼 보인다. 그 직선(접선)의 기울기가 바로 그 점에서의 순간 빠르기, 곧 미분값이다.

낯설면 이렇게 생각해. 지구가 둥근데도 발밑 땅은 평평해 보이잖아. 아주 큰 원의 아주 작은 조각은 직선하고 구별이 안 돼. 곡선도 똑같아. 한 점을 확대하면 그 근처는 직선이고, 그 직선의 기울기가 바로 그 점의 순간 빠르기야. 이 직선한테 이름을 붙여준 게 접선이다. 그러니까 미분은 별거 없어. 곡선 위 한 점에 접선을 긋고 그 기울기를 재는 일. 이게 전부다. 외울 것 없지?

확대를 한 번 더, 두 번 더 밀어붙이면 이렇게 된다.

원래 곡선10배 확대100배 → 직선
같은 점을 10배, 100배로 자꾸 확대할수록 곡선의 휘어짐이 점점 펴진다. 충분히 확대하면 곡선 조각은 직선과 구별되지 않는다.

예시 문제

이번 건 기울기만 구하면 돼. 기울기가 뭐라고 했지? 세로로 얼마 올라갔나를 가로로 얼마 갔나로 나눈 거. 그게 곧 빠르기고. 겁낼 것 하나 없다. 나눗셈 한 번이면 끝나.

문제 1. 거리-시간 그래프에 곧게 뻗은 구간이 하나 있어. 이 구간에서 3초 동안 거리가 15미터 늘었어. 이 구간의 기울기, 곧 빠르기는 얼마일까?

직접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기울기는 세로 나누기 가로야. 세로는 늘어난 거리 15미터, 가로는 걸린 시간 3초. 15를 3으로 나누면 5. 그러니까 이 구간의 기울기는 초당 5미터, 곧 1초에 5미터씩 가는 빠르기로 달린 거야. 왜 나눗셈이냐고? 기울기가 크다는 건 같은 시간에 더 멀리 갔다는 뜻이고, 그 정도를 재려면 간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눠 1초당 얼마인지 봐야 하니까. 답은 초당 5미터.

문제 2. 이번엔 곧은 구간이 아니라 휘어진 곡선이야. 그 곡선 위 한 점에 접선을 딱 그었더니, 접선이 가로로 2칸 갈 동안 세로로 6칸 올라갔어. 이 점에서의 순간 빠르기, 곧 미분값은 얼마일까?

곡선이라고 겁먹지 마. 접선은 곧은 직선이잖아.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곡선의 한 점을 확대하면 그 근처는 직선처럼 보이고, 그 직선이 접선이라고 했지. 그리고 그 접선의 기울기가 바로 그 점의 순간 빠르기, 미분값이야. 그러니 우리가 할 건 접선의 기울기 하나 구하는 것뿐이다. 곡선이든 뭐든 신경 쓸 것 없어, 접선은 곧은 직선이니까. 세로 6칸을 가로 2칸으로 나누면 3. 이 점에서의 미분값은 3이야. 만약 다른 점에서 접선이 더 가파르게 섰다면? 그 점 미분값은 더 크고, 그만큼 그 순간 더 빠른 거지. 봐, 곡선이라 무서웠는데 결국 접선 기울기 나눗셈 한 번이었잖아.

정리

오늘도 하나만.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그래프에서 가파른 곳은 빠르고 완만한 곳은 느려. 곡선의 한 점은 확대하면 직선처럼 보이고, 그 직선인 접선의 기울기가 그 점의 순간 빠르기, 곧 미분값이야. 봐, 곡선의 한 점에 기울기가 있냐고 걱정했던 게 무색하지? 확대 한 번으로 끝났잖아. 이제 미분이 뭔지 손에 잡혔으면, 이 기울기가 실제로 뭘 알려주는지가 궁금할 차례다. 다음 편에서 보자.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리는지, 꼭대기가 어디인지를 미분이 콕 짚어준다. 여기까지 왔으면 미분은 이미 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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