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미분 (3) 기울기가 알려주는 것
시리즈 쉬운 미분 3 / 3
- 1쉬운 미분 (1)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다
- 2쉬운 미분 (2) 미분은 그 순간의 기울기다
- 3쉬운 미분 (3) 기울기가 알려주는 것
기울기 하나로 어디가 꼭대기인지 안다.
허풍 같지? 근데 진짜다. 그래프를 눈으로 훑지 않아도, 높이를 일일이 재보지 않아도, 기울기 부호 하나로 언제 오르막이고 언제 내리막인지, 어디가 정상인지 짚어낸다. 오늘은 이걸 보여줄 거다.
지난 두 편에서 미분은 그 순간의 빠르기이자 그래프 한 점의 기울기라고 했지. 여기까지 왔으면 미분의 뜻은 끝난 거야. 남은 물음은 하나, 그래서 이걸 알면 뭐가 좋은데. 이번 편이 그 대답, 미분의 쓸모다. 학교에서 최댓값 최솟값 구할 때 미분값 0 놓고 풀던 거, 왜 그렇게 하는지 오늘 알게 된다. 새로 외울 건 없어. 지난 편 기울기를 그대로 쓰기만 하면 된다.
동생: “공을 위로 던지면 가장 높은 데서 잠깐 멈추잖아?”
누나: “맞아. 그 순간 속도가 딱 0이야.”
동생: “그럼 높이 그래프도 거기서 기울기가 0이겠네?”
누나: “바로 그거야. 미분값이 0인 자리가 꼭대기야.”
기울기의 부호가 방향을 말한다
자, 기울기에는 부호가 있어. 별거 아니야. 그래프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올라가면 기울기가 양수, 내려가면 음수. 그냥 이걸 뒤집어 읽기만 하면 돼. 미분값이 양수인 구간은 값이 늘고 있는 중이고, 음수인 구간은 줄고 있는 중이다. 봐, 미분값 부호만 봐도 지금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알잖아. 값을 하나하나 안 봐도 돼.
와닿게 하루 기온으로 가자. 아침부터 기온이 오르는 시간대엔 기온 그래프 기울기가 양수야. 한낮 지나 저녁으로 떨어지면 기울기가 음수고. 기온을 일일이 재지 않아도, 기울기 부호 하나로 오르는 중인지 내리는 중인지 딱 가려낸다. 이게 미분의 첫 번째 쓸모야.
하루 기온으로 그려 보면 이렇다.
꼭대기와 바닥에서는 기울기가 0
이제 진짜 쓸모가 나온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만나는 자리, 곧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는 기울기가 뭘까. 천천히 생각해 봐. 올라가다가 내려가려면, 그 사이 어느 순간엔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평평한 지점을 반드시 지나야 하잖아. 안 그러면 어떻게 방향을 바꾸겠어. 바로 그 평평한 지점에서 기울기가 0이야. 이게 핵심이다.
여기가 미분이 밥값 하는 대목이야. 뭔가가 가장 커지는 꼭대기나 가장 작아지는 바닥을 찾고 싶어? 그럼 값을 다 뒤질 것 없이 기울기가 0이 되는 자리만 찾으면 돼. 학교에서 미분값 0 놓고 풀라던 게 이 얘기였어. 이제 왜 그렇게 하는지 알겠지? 언덕 정상에서 잠깐 땅이 평평해지는 거랑 똑같아. 공을 위로 던지면 가장 높이 올라간 순간 잠깐 멈추잖아. 그 순간이 바로 높이 그래프의 기울기가 0인 지점이다.
위로 던진 공의 높이를 시간에 따라 그리면 이렇다.
말로 들었으니 직접 밀어 봐. 아래 슬라이더로 언덕 위 점을 좌우로 옮기면, 그 점의 접선과 기울기 부호가 오르막·꼭대기·내리막에서 어떻게 바뀌는지 눈에 들어온다.
기울기 – · –
예시 문제
이번 건 숫자 계산보다 부호 읽기가 핵심이야. 기울기가 양수면 오르막, 음수면 내리막, 0이면 꼭대기 아니면 바닥. 이 세 개만 손에 쥐고 가자. 겁낼 거 없어.
문제 1. 하루 기온 그래프의 기울기를 시각마다 재봤어. 오전 10시엔 +3, 낮 12시엔 +1, 오후 2시엔 0, 오후 4시엔 −2였어. (가) 기온이 오르는 중인 시각은 언제일까? (나) 하루 중 가장 더운 꼭대기는 대략 언제일까?
한번 짚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하나씩 보자. 기울기가 양수면 오르는 중이라고 했지. (가) 10시는 +3, 12시는 +1, 둘 다 양수야. 그러니 이 두 시각은 기온이 오르는 중이야. 4시는 −2, 음수니까 내리는 중이고. (나) 그럼 꼭대기는? 오르막에서 내리막으로 넘어가려면 그 사이 어디선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평평한 자리, 곧 기울기가 0인 지점을 반드시 지나야 해. 표를 봐. 12시까지 양수로 오르다가 4시엔 음수로 내리는데, 그 사이 오후 2시에 기울기가 딱 0이야. 그러니 가장 더운 꼭대기는 오후 2시 무렵이다. 답은 (가) 오전 10시와 낮 12시, (나) 오후 2시. 기온 값은 하나도 안 재고 기울기 부호만으로 꼭대기를 찾았지?
문제 2. 공을 위로 던졌어. 던진 직후엔 위로 초당 20미터로 올라가는데, 올라가면서 속도가 매초 5미터씩 줄어든다고 하자. 던지고 몇 초 뒤에 공이 가장 높은 꼭대기에 닿을까?
방금 배운 꼭대기 얘기 그대로야.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위로 던진 공은 가장 높은 순간에 잠깐 멈춘다고 했지. 멈춘다는 건 그 순간 속도가 0이라는 말이야. 그리고 높이 그래프로 보면, 속도가 0인 그 자리가 바로 기울기가 0인 꼭대기고. 그러니 속도가 0이 되는 때만 찾으면 돼. 처음 20에서 매초 5씩 줄어드니까, 1초 뒤 15, 2초 뒤 10, 3초 뒤 5, 4초 뒤 0. 20을 5로 나누면 4, 딱 맞지. 그러니 던지고 4초 뒤에 공이 꼭대기에 닿아. 그 순간 높이 그래프의 기울기는 0이야. 봐, 미분값이 0인 곳이 꼭대기라던 그 얘기를 공 하나로 직접 써먹은 거야.
정리: 세 시리즈를 한 줄로
세 편을 한 줄로 묶어줄게. 미분은 순간의 빠르기이고(1편), 그래프에서는 그 순간의 기울기이며(2편), 그 기울기의 부호로 오르내림을, 0인 자리로 꼭대기와 바닥을 짚는다(3편). 봐, 세 편 내내 새로 외운 공식 하나 없지? 순간의 기울기, 이 말 하나로 다 통했잖아.
이제 세 시리즈가 한자리에 모인다. 미분은 순간의 기울기를 재고, 정적분은 잘게 잘라 넓이를 쌓으며, 부정적분은 그 미분을 거꾸로 되짚는다. 변화의 빠르기와 쌓임, 이 둘을 오가는 이야기가 미적분의 전부야. 어려운 기호 뒤에는 늘 순간의 기울기, 잘게 잘라 더하기 같은 쉬운 그림이 숨어 있어. 그러니까 미적분한테 겁먹었던 사람, 이제 좀 억울하지? 원래 네가 할 수 있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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