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그리고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인가

음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그리고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인가

영하 3도, 빚 3만 원, 지하 2층. 마이너스는 지금 너무 당연하지. 그런데 이 0보다 작은 수가 수학에서 어엿한 수로 인정받기까지 수백 년이 걸렸어. 유럽에선 부조리한 수, 거짓 수라고 부르며 오래 밀어냈고. 오늘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훑고, 마지막엔 다들 한 번쯤 걸리는 그 물음에 답할 거야.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인가.

먼저 오늘 글이 어디로 가는지만 말해둘게. 음수는 하늘에서 떨어진 규칙이 아니라, 현실의 필요 때문에 아주 천천히 만들어진 수야. 그 탄생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의 음수 곱하기 음수 이야기도 저절로 풀린다.

0보다 작은 수가 필요했던 순간

옛날 사람들한테 수는 물건을 세는 것이었어. 양 세 마리, 항아리 다섯 개. 그러니 0보다 작은 수는 말이 안 됐지. 양이 마이너스 세 마리라니, 그런 게 어디 있어.

그런데 계산을 하다 보면 자꾸 이상한 자리가 나와. 3에서 5를 빼면? 3 - 5. 가진 게 3인데 5를 내놓으라니, 답이 없어 보이지. 옛 사람들도 딱 여기서 막혔어. 하지만 현실엔 이 상황이 널려 있었어. 가진 돈은 3만 원인데 갚을 돈이 5만 원이면, 2만 원이 모자라잖아. 이 모자란 2만 원을 어떻게 적을까. 빚이야. 재산의 반대편.

여기 핵심이 있어. 음수는 없는 걸 억지로 지어낸 게 아니라, 이미 있던 반대 방향을 수로 적기로 한 것뿐이야. 재산의 반대는 빚, 영상의 반대는 영하, 앞으로 세 걸음의 반대는 뒤로 세 걸음. 세상엔 늘 반대 방향이 있었고, 그걸 0을 기준으로 반대쪽에 놓은 게 음수다.

빚 · 영하 · 지하재산 · 영상 · 지상−4−3−2−1012340을 기준으로 반대쪽에 놓은 게 음수
0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양수(재산·영상·지상), 왼쪽은 음수(빚·영하·지하)다. 음수는 없던 걸 지어낸 게 아니라, 이미 있던 반대 방향에 수를 붙인 것이다.

가장 먼저, 붉은 막대와 검은 막대

음수를 제일 먼저 수로 다룬 건 고대 중국이야. 약 2천 년 전, 한나라 무렵에 정리된 수학책 구장산술(九章算術)에 음수가 나와. 당시 사람들은 산가지라는 작은 막대로 셈을 했는데, 여기서 기막힌 방법을 썼어. 재산 같은 양수는 붉은 막대로, 빚 같은 음수는 검은 막대로 놓은 거야. 색으로 반대 방향을 구분한 거지.

재밌는 게 하나 있어. 요즘 가계부나 회계는 반대로, 빨간 숫자가 마이너스고 검은 숫자가 플러스잖아. 적자를 빨간 글씨로 쓴다는 그 말. 2천 년 전 중국은 정확히 그 반대였던 거야. 색깔이야 약속이니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그때 이미 음수를 자리만 채우는 기호가 아니라 계산에 넣고 빼는 진짜 수로 다뤘다는 거다.

붉은 막대 = 양수검은 막대 = 음수+3 (재산 셋)−2 (빚 둘)
구장산술의 산가지 셈. 붉은 막대는 양수(재산), 검은 막대는 음수(빚). 색으로 반대 방향을 구분했다. 오늘날 회계가 빨강을 마이너스로 쓰는 것과는 정반대다.

빚과 재산으로 규칙을 세우다

중국이 음수를 쓰긴 했지만, 음수의 계산 규칙을 또렷하게 글로 정리한 사람은 인도의 브라마굽타야. 약 628년, 그러니까 1400년 전쯤에 쓴 책에서, 그는 양수를 재산, 음수를 빚, 0을 아무것도 없음이라 부르고 이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는 규칙을 하나하나 적었어.

그의 설명은 지금 들어도 놀랍도록 쉬워. 아무것도 없는 데서 빚을 덜어내면 재산이 된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재산을 덜어내면 빚이 된다. 빚에 빚을 더하면 더 큰 빚이고, 재산에 재산을 더하면 더 큰 재산이다. 이렇게 빚과 재산이라는 익숙한 말로 음수의 셈을 정리한 거야.

여기서 오늘의 마지막 물음과 이어지는 규칙이 나와. 브라마굽타는 이렇게도 적었어. 재산에 빚을 곱하면 빚이 되고, 빚에 빚을 곱하면 재산이 된다. 빚 곱하기 빚이 재산. 이게 바로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라는 말이야. 무려 1400년 전에 이미 규칙으로 적혀 있던 거지. 다만 브라마굽타는 규칙을 세웠을 뿐, 왜 그런지를 증명하진 않았어. 그 왜는 이 글 끝에서 갚아줄게.

유럽은 오래 밀어냈다

동양이 음수를 이렇게 일찍 받아들인 것과 달리, 유럽은 아주 오래 버텼어. 얼마나 버텼냐면, 음수를 수로 인정하기까지 천 년이 넘게 걸렸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판토스는 250년 무렵 사람인데, 방정식을 풀다 음수 답이 나오면 부조리하다며 답이 아니라고 내쳤어. 세월이 한참 흘러 1500년대 유럽 수학자들도 음수를 부조리한 수(numeri absurdi)라고 불렀고. 좌표를 만든 그 유명한 데카르트조차 1600년대에 음수 해를 거짓 근(false root)이라고 불렀어. 진짜 답이 아니라 가짜 답이라는 뜻으로.

왜 이렇게 버텼을까. 유럽 수학은 도형과 크기에 뿌리를 두고 있었거든. 길이나 넓이는 0보다 작을 수가 없잖아. 길이가 마이너스 3센티미터인 선은 그릴 수가 없으니까. 수를 크기로만 보면 음수는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였어. 음수가 어엿한 수로 완전히 자리 잡은 건 한참 뒤, 수를 크기가 아니라 규칙을 따르는 대상으로 보게 된 1700년대에서 1800년대에 이르러서야. 규칙만 모순 없이 지켜지면 그것도 수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나서였지.

그러니 혹시 네가 음수 앞에서, 특히 음수 곱하기 음수 앞에서 갸웃했다면 부끄러워할 것 하나 없어. 수백 년 동안 최고의 수학자들도 똑같이 갸웃했으니까. 네 감각이 이상한 게 아니야.

이름 풀이: 음수와 양수

이름도 풀어두자. 음수(陰數)의 음(陰)은 그늘 음, 양수(陽數)의 양(陽)은 볕 양이야. 곧 그늘의 수와 볕의 수. 볕이 드는 양지와 그늘진 음지, 해를 기준으로 삼는 양력과 달을 기준으로 삼는 음력, 그 음과 양이 바로 이 음과 양이야. 서로 반대되는 짝을 음과 양으로 부르던 오랜 방식 그대로, 0을 기준으로 반대편에 있는 두 수를 음수와 양수라 부른 거지. 이름 안에 이미 서로 반대라는 뜻이 들어 있어.

영어로 음수는 negative number야. negative는 라틴어 negare, 곧 아니라고 하다, 부정하다에서 왔어. 양수는 positive, 라틴어로 자리에 놓다, 딱 정해두다라는 뜻이고. 있다고 딱 놓은 수가 양수, 그 반대라고 부호를 뒤집은 수가 음수인 셈이야. 그리고 앞에 붙는 그 작은 표시,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부호(符號)라고 불러. 방향을 알려주는 표라는 뜻이지.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인가

자, 이제 오늘의 진짜 물음이야. 브라마굽타가 규칙으로 적고, 유럽이 오래 못 미더워했던 그것. 음수 곱하기 음수는 왜 양수일까. 겁먹지 마. 세 걸음으로 나눠서 갈 거야. 먼저 눈으로 느끼고, 그다음 엄밀하게 증명한다.

첫째, 규칙이 저절로 시키는 걸 눈으로 보자. 어떤 수에 −2를 곱하는 걸 위에서부터 죽 내려가며 적어볼게. 왼쪽 수를 3, 2, 1, 0으로 하나씩 줄여가면서.

3 × (−2) =−62 × (−2) =−41 × (−2) =−20 × (−2) =0(−1) × (−2) =+2(−2) × (−2) =+4여기서부터 양수+2+2+2+2+2
어떤 수에 −2를 곱한 결과를 위에서 아래로 적으면, 왼쪽 수가 1씩 줄 때마다 결과는 2씩 는다. 그 규칙을 0 아래로 이으면, 음수 곱하기 음수는 자연히 양수가 된다.

봐. 왼쪽 수가 1씩 줄어들 때마다 결과는 정확히 2씩 늘어. −6, −4, −2, 0, 그다음은? 규칙을 그대로 이으면 +2, +4야. 0을 지나면서 음수가 양수로 넘어가지. (−1) 곱하기 (−2)가 +2, (−2) 곱하기 (−2)가 +4. 여기서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는 게 우연이 아니라, 곱셈의 규칙을 어긋나지 않게 그대로 이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어.

둘째, 방향으로 보자. 어떤 수에 −1을 곱하는 건 수직선에서 반대쪽으로 홱 뒤집는 거야. +3에 −1을 곱하면 −3, 반 바퀴 돌아 반대편으로 갔지. 그럼 −3에 다시 −1을 곱하면? 또 반대쪽으로 뒤집으니 +3, 제자리로 돌아와. 반대의 반대는 처음 방향. 두 번 뒤집으면 원래 자리다.

−3−2−10123×(−1): +3 → −3 (반대로 뒤집기)×(−1) 한 번 더: −3 → +3 (제자리)
어떤 수에 −1을 곱하는 건 0을 기준으로 반대쪽으로 뒤집는 것이다. +3을 뒤집으면 −3, 그 −3을 다시 뒤집으면 +3으로 돌아온다. 반대의 반대는 제자리, 그래서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다.

셋째, 이제 엄밀하게 증명하자. 앞의 둘은 느낌이었고, 이건 빈틈없는 논증이야. 천천히 따라와. 딱 두 가지 약속만 있으면 돼. 하나, 어떤 수에 0을 곱하면 0이다. 둘, 분배법칙이 성립한다. 분배법칙은 a × (b + c) = a × b + a × c, 곧 괄호 안을 각각 곱해서 더해도 결과가 같다는 규칙이야. 이 둘은 양수에서 이미 성립하는 기본 규칙이고, 우리는 음수에서도 이게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거야.

먼저 음수 하나가 낀 곱, 즉 (−a) × b가 무엇인지 보자. a × b에 (−a) × b를 더해봐.

a × b + (−a) × b = (a + (−a)) × b   ← 분배법칙을 거꾸로
                 = 0 × b            ← a와 −a는 더하면 0
                 = 0                ← 0을 곱하면 0

그러니까 a × b에 (−a) × b를 더하면 0이야. 어떤 수에 더해서 0이 되는 수는 그 수의 반대편, 곧 부호를 뒤집은 수 딱 하나뿐이지. 따라서 (−a) × b는 a × b의 반대, 즉 −(a × b)다. 양수 곱하기 음수가 음수라는 게 여기서 증명됐어.

이제 진짜 목표, (−a) × (−b)로 가자. 방금 얻은 규칙을 두 번 쓰면 돼.

(−a) × (−b) = −( a × (−b) )   ← 방금 규칙: 앞의 −를 빼내면 전체가 −(…)
            = −( −(a × b) )   ← 또 그 규칙: a × (−b) = −(a × b)
            = a × b           ← 반대의 반대는 제자리

끝났어. (−a) × (−b) = a × b. 예를 들어 (−3) × (−2) = 3 × 2 = 6이야. 봐,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인 건 누가 그냥 그렇게 정하자고 우긴 게 아니야. 0을 곱하면 0이라는 것과 분배법칙, 이 당연한 두 규칙이 음수에서도 깨지지 않으려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거야. 만약 (−3) × (−2)를 −6이라고 우기면, 위 계산 어딘가에서 분배법칙이 깨져. 규칙을 지키려면 답은 +6 하나뿐이다.

예시 문제

배운 걸로 직접 확인해보자.

문제 1. (−5) × (−4)는 얼마일까. 그리고 왜 그런지 한 줄로 말해봐.

직접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니까 부호는 플러스, 크기는 5 곱하기 4로 20. 그래서 (−5) × (−4) = 20이야. 왜냐면 분배법칙이 음수에서도 깨지지 않으려면 두 음수의 곱이 양수여야만 하거든. 반대(−5)를 반대(−4)만큼 다시 뒤집으니 제자리, 곧 양수로 돌아온 거지.

문제 2. 빚으로 생각해보자. 하루에 2만 원씩 빠져나가는 자동 결제가 있어. 이걸 하루 −2만 원이라고 적자. 그런데 3일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보면, 그때 내 잔액은 지금보다 어땠을까. 수로는 어떻게 적히지.

직접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하루 변화가 −2만 원, 시간을 3일 거스르는 건 −3일이야. 그럼 잔액 변화는 (−2만) × (−3) = +6만 원. 3일 전 잔액은 지금보다 6만 원 많았다는 뜻이지. 빠져나가는 돈을, 지나간 시간만큼 거꾸로 되짚으니 오히려 더 많았던 게 나와. 빚을 거꾸로 돌리면 재산이 된다는 브라마굽타의 그 말이 바로 이거야.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라는 게 현실에서도 딱 맞아떨어지지.

정리

음수는 없던 걸 지어낸 게 아니라, 빚과 영하와 지하처럼 이미 있던 반대 방향에 0을 기준으로 수를 붙인 거야. 중국은 붉은 막대와 검은 막대로 일찍부터 다뤘고, 브라마굽타는 빚과 재산으로 규칙을 세웠고, 유럽은 부조리한 수라며 오래 버티다 결국 규칙을 지키는 수로 받아들였지.

그리고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인 건, 0을 곱하면 0이라는 것과 분배법칙을 음수에서도 지키려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반대의 반대는 제자리. 규칙을 끝까지 밀면 답은 하나로 정해진다. 수백 년을 갸웃하게 했던 물음치고, 뿌리는 이렇게 단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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