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확률 (1)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것

시리즈 쉬운 확률 1 / 3
  1. 1쉬운 확률 (1)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것
  2. 2쉬운 확률 (2) 정보가 바뀌면 확률이 바뀐다
  3. 3쉬운 확률 (3) 기댓값, 평균적으로 얼마
쉬운 확률 (1)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것

주사위를 손에 쥐고 던지기 직전, 6이 나올까 안 나올까. 그 찜찜하고 안 풀리는 기분 알지? 확률은 원래 그 찜찜함, 곧 앞일을 모르겠는 불확실을 어떻게든 수로 붙잡으려고 태어난 거야. 그런데 학교에선 그 얘긴 쏙 빼고 경우의 수니 순열이니 조합이니 공식부터 잔뜩 들이밀지. 그 순서에 정 떨어졌던 거라면 네 탓이 아니야. 오늘은 거꾸로, 그 찜찜함에서부터 천천히 밟는다. 외울 공식도 없이, 딱 이 한 줄에서 출발한다.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것이다.

이게 전부다. 정확히 적으면 이래. 확률 = 유리한 경우의 수 ÷ 전체 경우의 수. 단, 모든 경우가 똑같이 잘 나올 때만. 이 한 줄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 왜 이런 게 필요했는지만 천천히 같이 밟아보자. 세 편이면 확률이라는 게 손에 잡힌다.

왜 이런 게 필요했나: 판돈을 어떻게 나눌까

확률이 왜 태어났는지부터 보자. 옛날 사람들을 오래 괴롭힌 물음이 하나 있었어. 도박판 이야기다. 두 사람이 판돈을 똑같이 걸고, 먼저 몇 판을 이기는 쪽이 판돈을 다 갖기로 했어. 그런데 게임이 중간에 엎어진 거야. 자, 이 판돈을 어떻게 나눠야 공정할까.

동생: “그냥 반씩 나누면 되잖아.”

누나: “한 사람이 거의 다 이겨가고 있었으면? 반씩은 억울하지.”

동생: “그럼 이긴 판 수대로 나눠?”

누나: “그것도 아니야. 중요한 건 지나간 판이 아니라, 남은 판에서 누가 이길 가능성이 더 크냐거든.”

바로 이 남은 판에서 이길 가능성, 이걸 수로 잡아야 판돈을 공정하게 나눌 수 있었어. 불확실한 걸 감으로 두지 않고 숫자로 붙잡고 싶었던 거지. 이 판돈 나누기 문제(문제의 이름도 그대로 분배 문제야)를 놓고, 약 370년 전 17세기 중반에 파스칼(Pascal)과 페르마(Fermat)라는 두 수학자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머리를 맞댔어. 그 편지에서 오늘 우리가 쓰는 확률의 뼈대가 나왔다. 확률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불확실을 공정하게 나누려는 아주 현실적인 필요에서 태어난 도구야.

왜 세는 게 먼저인가

그 두 사람이 판돈을 나누려고 제일 먼저 한 게 뭐였을까. 남은 판이 흘러갈 수 있는 경우를 하나도 빠짐없이 세는 거였어. 그게 확률의 출발점이다. 확률을 구하려면 먼저 세야 해. 왜냐고? 확률이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값이라면, 나누려면 위아래 두 수, 곧 유리한 경우가 몇 개고 전체 경우가 몇 개인지부터 알아야 하잖아. 세지 않으면 나눌 게 없어.

주사위로 가자. 주사위를 한 번 던져. 나올 수 있는 눈은 1, 2, 3, 4, 5, 6, 여섯 가지야. 이게 전체 경우의 수, 곧 여섯이다. 이제 짝수가 나올 확률을 보자. 짝수는 2, 4, 6, 세 가지지? 이게 유리한 경우, 곧 셋이야. 그래서 짝수가 나올 확률은 3 나누기 6, 곧 2분의 1이다.

주사위 한 번에 나올 수 있는 여섯 칸123456유리한 칸 3 ÷ 전체 칸 6 = 2분의 1
주사위 여섯 칸 중 짝수(2·4·6)는 세 칸. 유리한 세 칸을 전체 여섯 칸으로 나누면 확률은 2분의 1이다.

동전도 똑같아. 동전을 한 번 던지면 앞 아니면 뒤, 전체 두 가지. 앞면이 나오는 유리한 경우는 하나. 그래서 앞면 확률은 2분의 1이야. 봐, 어렵게 외운 게 아니라 그냥 세서 나눈 거지? 확률의 첫 단추는 언제나 세기다.

세는 연습을 하나만 더 해보자. 주사위를 두 개 던지면 나올 수 있는 모든 짝을 이렇게 격자에 펼쳐 놓고 셀 수 있어.

두 주사위, 나올 수 있는 36칸주사위 ②주사위 ①123456123456777777합이 7인 칸 6 ÷ 전체 36칸
주사위 두 개를 던지면 나올 수 있는 짝은 6×6=36칸이고, 두 눈의 합이 7인 대각선은 그중 6칸이다.

왜 하필 전체로 나누나

여기서 많이들 그냥 넘어가는데, 한 번 짚자. 왜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눌까. 그냥 유리한 경우의 수 셋으로 두면 안 되나. 안 돼. 셋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이게 흔한 일인지 드문 일인지를 알 수 없거든.

쉽게 말해, 유리한 경우가 세 개라도 전체가 여섯이면 절반이지만, 전체가 백이면 아주 드문 일이야. 같은 셋이라도 전체가 얼마냐에 따라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눠서, 전체를 1로 놓고 그중 얼마만큼인지로 바꿔주는 거야. 나눗셈은 원래 전체를 기준 삼아 1당 얼마인지로 환산하는 연산이잖아. 확률은 그 환산을 확실함에 갖다 쓴 거지. 전체 중 얼마만큼 유리하냐, 그게 확률이다.

이렇게 전체로 나눠 놓으면 좋은 점이 하나 있어. 확률이 항상 0과 1 사이에 얌전히 들어온다. 이게 왜 그런지도 세어보면 바로 보여. 유리한 경우가 하나도 없으면(절대 안 일어나면) 위가 0이니까 확률은 0이야. 반대로 모든 경우가 다 유리하면(반드시 일어나면) 위랑 아래가 같으니까 확률은 1이고. 유리한 경우의 수는 아무리 적어도 0, 아무리 많아도 전체를 넘을 수 없으니까, 나눈 값은 늘 0과 1 사이에 있는 거야. 그래서 확률 120%나 마이너스 확률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있으면 어딘가 잘못 센 거야.

확률은 언제나 0과 1 사이주사위 짝수02분의 11불가능확실
확률은 0과 1 사이에 놓인다. 왼끝 0은 불가능, 오른끝 1은 확실이고, 주사위 짝수는 딱 가운데 2분의 1이다.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어.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누는 이 방법은 모든 경우가 똑같이 잘 나올 때만 맞아. 멀쩡한 주사위니까 여섯 눈이 똑같이 6분의 1씩 나오는 거지, 한쪽이 찌그러진 주사위면 이 셈이 안 통해. 그럴 땐 실제로 여러 번 던져서 나오는 비율을 봐야 하고, 그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다뤘어. 오늘은 반듯한 주사위, 곧 모든 경우가 공평한 경우로만 간다.

이름 풀이: 확률과 probability

이름도 겁낼 것 없어. 뜻을 쪼개보면 오히려 친해진다. 확률(確率)에서 확(確)은 굳을 확, 확실할 확이야. 단단히 굳어 틀림없다는 뜻이지. 률(率)은 비율 할 때 그 비율 률이고. 그러니까 확률은 글자 그대로 확실함의 비율, 곧 얼마나 확실한지를 비율로 나타낸 값이라는 말이야. 이름 안에 뜻이 이미 다 들어 있지? 이 한자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서양 수학이 근대에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붙인 번역어라서 그래.

영어 probability도 뿌리가 재밌어. 라틴어 probare에서 왔는데, 이게 검증하다, 증명하다라는 뜻이야. 우리가 프로브(probe)라고 할 때 그 찔러보고 확인한다는 느낌. 그러니까 서양에서도 확률은 그냥 찍는 게 아니라, 얼마나 그럴듯한지를 따져 검증한 값이라는 감각에서 출발한 거지. 확실함을 재든 그럴듯함을 재든, 결국 같은 이야기야. 불확실한 걸 눈대중이 아니라 수로 붙잡겠다는 것.

예시 문제

이제 네가 직접 세서 나눠볼 차례야. 겁먹을 것 하나 없어. 오늘 한 거 딱 하나잖아. 유리한 경우를 세고, 전체로 나눈다. 그거 그대로 하면 돼. 순열이니 조합이니 하는 말은 오늘 안 나와.

문제 1. 멀쩡한 주사위 하나를 딱 한 번 던져. 나온 눈이 3의 배수, 그러니까 3이나 6일 확률은 얼마일까?

직접 한번 세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거였지. 그럼 두 개부터 세자. 전체 경우는 1, 2, 3, 4, 5, 6, 여섯 가지야. 유리한 경우는 3의 배수, 곧 3이랑 6, 두 가지고. 그럼 나눠. 2 나누기 6은 3분의 1이야. 그래서 3의 배수가 나올 확률은 3분의 1이다. 짝수(2, 4, 6)일 때는 세 칸이라 2분의 1이었는데, 3의 배수는 두 칸이라 3분의 1로 줄었지? 유리한 칸을 몇 개 세느냐가 값을 정하는 거야. 답, 3분의 1.

세는 연습 하나만 더. 이번엔 주사위 두 개야. 앞에서 그린 36칸 격자 기억나지? 그거 그대로 쓴다.

문제 2. 주사위 두 개를 던져. 두 눈의 합이 7일 확률은? 그리고 두 눈의 합이 2일 확률은? 두 개를 비교해봐.

직접 한번 세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전체부터. 주사위 하나가 여섯 가지, 다른 하나도 여섯 가지니까 짝은 6 곱하기 6, 36가지야. 이게 전체 경우. 이제 합이 7인 경우를 세자. (1,6), (2,5), (3,4), (4,3), (5,2), (6,1). 세어보면 여섯 가지지. 격자에서 대각선으로 죽 그어졌던 그 칸들이야. 그래서 합이 7일 확률은 6 나누기 36, 곧 6분의 1이다. 그럼 합이 2는? 두 눈을 더해 2가 되려면 둘 다 1이어야 하잖아. (1,1) 딱 하나뿐이야. 그래서 36분의 1이지. 봐, 같은 두 주사위인데 합이 7은 여섯 칸이라 흔하고, 합이 2는 한 칸이라 드물어. 주사위 게임에서 7이 왜 그렇게 자주 나오나 했지? 나올 길이 제일 많아서야. 답, 합이 7은 6분의 1, 합이 2는 36분의 1.

정리

오늘 딱 하나만. 확률은 유리한 경우를 전체로 나눈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경우를 세야 하고, 전체로 나눠서 전체 중 얼마만큼인지로 바꾸니까 값이 늘 0과 1 사이에 들어와. 판돈을 공정하게 나누려던 옛사람들이, 남은 경우를 다 세서 유리한 몫을 전체로 나눈 그 방법 그대로다. 봐, 별거 아니지? 순열이니 조합이니 하는 공식에 데였던 게 좀 억울할 정도잖아.

그런데 여기까진 정보가 하나도 안 바뀐 상태야. 세상은 안 그렇지. 뭔가를 새로 알게 되면 확률이 바뀌거든.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는 걸 알면, 병일 확률이 확 달라져. 다음 편에서 정보가 바뀌면 확률이 어떻게 바뀌는지, 조건부확률을 보자. 참, 확률을 여러 개 엮을 때 그리고는 곱하고 또는은 더한다는 규칙은 이 글에 따로 정리해뒀어. 여기까지 왔으면 시작은 잘 끊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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