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삼각함수 (1) 삼각비, 각 하나로 정해지는 변의 비율

시리즈 쉬운 삼각함수 1 / 3
  1. 1쉬운 삼각함수 (1) 삼각비, 각 하나로 정해지는 변의 비율
  2. 2쉬운 삼각함수 (2) 단위원, 90도 너머로
  3. 3쉬운 삼각함수 (3) 회전을 옆에서 보면 파동이다
쉬운 삼각함수 (1) 삼각비, 각 하나로 정해지는 변의 비율

마당에 선 큰 나무 한 그루. 저 꼭대기까지 높이가 얼마냐고 물으면 뭘 어떻게 할래? 사다리? 꼭대기까지 안 닿아. 산이나 피라미드는 더 말할 것도 없지. 줄자를 위까지 들고 갈 방법이 없으니까. 옛날 사람들이 바로 이 문제에 오래 막혀 있었어. 그러다 꾀를 하나 냈지. 나무엔 못 올라가도, 땅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랑 햇빛이 기운 각도는 잴 수 있잖아. 이 둘만 있으면 못 대던 높이가 나와. 그렇게 태어난 게 삼각비야.

혹시 sin, cos, tan 이 세 글자에 이미 데인 적 있어도 겁먹지 마. 왜 생겼는지는 빼놓고 기호랑 표부터 들이민 순서가 문제였지, 네 머리 탓이 아니야. 오늘은 삼각형 하나만 안다 치고 처음부터 간다. 외울 표는 없다. 챙길 건 이 한 줄이 전부다.

직각삼각형에서 각 하나가 정해지면, 세 변의 비율이 딱 하나로 정해진다. 그 비율이 삼각비다.

지금 안 와닿아도 돼. 그림자와 각도로 높이를 어떻게 알아냈는지부터 천천히 밟으면 저 문장이 저절로 손에 잡혀. 세 편이면 표 없이도 삼각함수가 눈에 들어와. 이번 편은 그 시작, 삼각비다.

사다리로는 못 재는 높이

옛날 사람들한테 진짜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있었어. 높이를 재는 거. 키 재듯이 줄자 대면 되잖아? 아니야. 저기 서 있는 큰 나무 높이를 어떻게 재. 사다리를 그 꼭대기까지 못 대잖아. 산은? 피라미드는? 줄자를 위까지 가져갈 방법이 없어. 강 건너편까지 거리도 마찬가지야. 물 위로 걸어가서 자를 댈 수가 없지.

동생: “그럼 큰 건 높이를 아예 못 재는 거야?”

누나: “직접은 못 재. 근데 옛사람들이 기막힌 꾀를 냈어. 그림자를 쓴 거야.”

해가 비치면 나무는 그림자를 만들지. 그 그림자 길이는 땅에 있으니까 줄자로 잴 수 있어. 그리고 햇빛이 땅과 이루는 각도도 잴 수 있고. 옛이야기로는 탈레스라는 그리스 사람이 이 방법으로 피라미드 높이를 쟀다고 전해져. 못 대는 높이를, 잴 수 있는 그림자랑 각도로 바꿔서 알아낸 거야. 이게 삼각비의 출발이야. 직접 못 재는 걸 각과 비율로 돌려서 잰다.

여기서 핵심이 하나 나와. 나무랑 그림자랑 햇빛, 이 셋이 뭘 만들지? 직각삼각형이야. 나무는 땅에 수직으로 서 있으니까 땅과 90도. 그림자는 땅에 누워 있고, 햇빛은 나무 꼭대기에서 그림자 끝으로 비스듬히 내려와. 딱 직각삼각형 하나 나오지.

θ높이밑변 (그림자)빗변 (햇빛)
그림자로 나무 높이 재기. 나무(높이·빨강)와 그림자(밑변)와 햇빛(빗변·파랑)이 직각삼각형을 이루고, 그림자 끝의 각 θ와 그림자 길이만 알면 못 대던 높이가 나온다.

각이 정해지면 비율이 정해진다

자, 이제 오늘의 그 한 문장으로 가자. 왜 각 하나로 변의 비율이 정해지느냐. 이거 이해하면 삼각비는 끝난 거야. 천천히 가자.

닮음이라는 말 기억나? 모양은 똑같고 크기만 다른 도형. 큰 삼각형이랑 작은 삼각형이 각이 전부 같으면, 둘은 닮은꼴이야. 이때 신기한 게 하나 있어. 크기는 달라도 대응하는 변끼리의 비율은 똑같아. 예를 들어 작은 직각삼각형이 높이 3에 밑변 4였다면, 그걸 두 배로 키운 삼각형은 높이 6에 밑변 8이야. 근데 높이 나누기 밑변은? 작은 건 3/4, 큰 건 6/8. 둘 다 똑같이 3/4지. 크기를 아무리 키우고 줄여도 이 비율은 안 변해. 그림으로 보면 이렇다.

θ435θ8610
각이 같은 두 직각삼각형. 크기는 달라도 각 θ가 같아 닮은꼴이라 변의 비율이 똑같다. 작은 것 3:4:5, 큰 것 6:8:10, 그래서 3/4 = 6/8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각이 같으면 언제나 닮은꼴이니까 변의 비율이 늘 똑같다는 뜻이거든. 그러니까 각 하나만 정해주면, 삼각형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세 변의 비율은 딱 하나로 정해져. 봐, 이래서 각 하나로 비율이 정해지는 거야. 무슨 마법이 아니라 닮음 때문이야. 이건 외우는 게 아니라 닮음을 알면 저절로 나오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한 거야. 어차피 각마다 비율이 하나로 딱 정해질 거면, 그 비율에 이름을 붙여서 정리해두자. 그게 삼각비야.

사인, 코사인, 탄젠트

직각삼각형에는 변이 셋 있어. 기준 각을 하나 잡자. 그 각을 마주 보는 변이 높이, 각에 딱 붙어 있는 아래 변이 밑변, 직각을 마주 보는 가장 긴 변이 빗변이야. 이 셋을 둘씩 짝지어 비율을 만들면 세 개가 나와. 그 셋한테 붙은 이름이 사인, 코사인, 탄젠트야. 겁먹지 마, 그냥 어느 변을 어느 변으로 나눴냐 차이일 뿐이야.

사인 (sine)은 높이를 빗변으로 나눈 값이야. 빗변을 기준으로 각 맞은편 높이가 얼마나 되나를 보는 거지. 코사인 (cosine)은 밑변을 빗변으로 나눈 값. 빗변 대비 각에 붙은 밑변이 얼마나 되나야. 탄젠트 (tangent)는 높이를 밑변으로 나눈 값이고. 이게 제일 와닿아. 밑변으로 한 칸 갈 때 높이가 얼마나 솟느냐, 그러니까 경사야. 지붕이나 도로 경사도가 바로 이 탄젠트지. 셋을 한 삼각형에 모으면 이렇다.

θ밑변높이빗변sin θ =높이/빗변cos θ = 밑변 /빗변tan θ =높이/ 밑변
한 직각삼각형에 담은 세 비. 기준 각 θ에서 사인은 높이/빗변, 코사인은 밑변/빗변, 탄젠트는 높이/밑변이다. 높이는 빨강, 빗변은 파랑, 밑변은 중립선.

아까 나무 얘기로 돌아가면, 그림자 길이(밑변)랑 햇빛 각도만 알면 되지. 그 각도의 탄젠트가 높이 나누기 밑변이니까, 여기에 그림자 길이를 곱하면 나무 높이가 나와. 못 대던 높이가 곱셈 하나로 튀어나오는 거야. 이게 삼각비가 세상에 나온 이유고, 지금도 측량, 지도 만들기, 건물 설계, 항해에 그대로 쓰여.

동생: “각도만 알면 자를 안 대고도 높이가 나오는 거네?”

누나: “그렇지. 각 하나가 비율을 정해주니까, 잴 수 있는 것 하나만 더 있으면 나머지가 다 풀려.”

이름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이름들이 낯설지? 근데 뜻을 알면 훨씬 친해져. 삼각비(三角比)는 쉬워. 삼각은 세 각, 비는 비율. 세모의 변들이 이루는 비율이라는 뜻 그대로야.

사인은 사연이 좀 웃겨. 원래 인도에서 활시위를 뜻하는 말(jya)이었어. 원의 호가 활처럼 휘어 있고, 그 호를 가로지르는 곧은 줄, 곧 현이 딱 활시위 같았거든. 그래서 그 줄을 활시위라 불렀지. 이게 아랍으로 넘어가면서 소리만 옮겨 적혔는데, 나중에 유럽 사람이 그걸 보고 품이나 만(灣)을 뜻하는 다른 아랍 단어로 착각해. 그래서 라틴어로 만이나 굽이를 뜻하는 sinus로 옮겨버렸어. 활시위가 번역을 거치며 만으로 둔갑한, 꽤 유명한 오역이야. 뜻은 엉뚱해졌지만 이름은 그대로 굳어서 지금까지 쓰여.

탄젠트는 라틴어 tangere, 닿는다에서 왔어. 원에 살짝 닿기만 하고 지나가는 접선을 탄젠트라고 부르는데, 이 값이 그 접선의 길이랑 연결돼서 붙은 이름이야. 닿는다는 뜻이 이름에 들어 있는 거지. 코사인 이름은 다음 편 단위원에서 풀어줄게. 거기서 알면 훨씬 잘 붙는다.

예시 문제

자, 이제 네가 직접 손을 대볼 차례야. 겁먹지 마. 오늘 배운 거 딱 그대로 쓰는 거고, 새로 외울 건 하나도 없어. 사인은 높이를 빗변으로, 코사인은 밑변을 빗변으로, 탄젠트는 높이를 밑변으로 나눈 값. 이 세 줄만 옆에 두고 따라와.

문제 1. 앞에서 본 그 3-4-5 직각삼각형이야. 기준 각 θ를 마주 보는 높이가 3, θ에 붙은 밑변이 4, 빗변이 5. 이 각 θ의 사인, 코사인, 탄젠트를 각각 구해봐.

직접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어느 변을 어느 변으로 나누느냐만 기억하면 돼. 사인은 높이를 빗변으로 나눈 거랬지. 높이가 3, 빗변이 5니까 sin θ = 3/5 = 0.6이야. 코사인은 밑변을 빗변으로. 밑변 4, 빗변 5니까 cos θ = 4/5 = 0.8. 탄젠트는 높이를 밑변으로. 높이 3, 밑변 4니까 tan θ = 3/4 = 0.75. 봐, 그냥 세 변을 짝지어 나눈 것뿐이지? 표 외운 거 아니야. sin θ = 0.6, cos θ = 0.8, tan θ = 0.75, 이게 답이야.

이제 이 각을 진짜 나무 앞에 세워보자. 삼각비가 왜 태어났는지, 그 그림자 문제로 돌아가는 거야.

문제 2. 마당에 선 나무가 그림자를 드리웠어. 그림자 길이, 곧 밑변을 재보니 8m야. 그리고 햇빛이 기운 각이 방금 그 각 θ랑 똑같아. 그러니까 이 각의 탄젠트도 3/4이지. 나무 높이는 몇 m일까? 사다리 없이, 곱셈 하나로 나와.

직접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탄젠트가 뭐였지. 높이를 밑변으로 나눈 값이야. 그러니까 tan θ = 높이 / 밑변이지. 우리가 아는 건 tan θ = 3/4이고, 밑변인 그림자가 8m라는 거야. 높이만 모르잖아. 양쪽에 밑변을 곱해서 높이를 꺼내면, 높이 = tan θ × 밑변 = 3/4 × 8이야. 8의 3/4은 6이지. 그래서 나무 높이는 6m다. 봐, 나무엔 손도 안 댔는데 높이가 나왔지? 그림자 8m랑 각도 하나로 못 대던 높이를 잰 거야. 이게 옛사람들이 나무랑 산이랑 피라미드를 잰 방법 그대로다. 답, 6m.

정리

오늘 딱 하나만. 직각삼각형에서 각 하나가 정해지면 세 변의 비율이 딱 하나로 정해지고, 그 비율이 삼각비다. 각이 같으면 삼각형을 키우든 줄이든 닮은꼴이라 비율이 안 변하니까, 각마다 비율값이 하나씩 딱 붙는 거야. 그중 높이/빗변이 사인, 밑변/빗변이 코사인, 높이/밑변이 탄젠트. 외운 게 아니라 닮음에서 나온 거, 잊지 마.

봐, 별거 아니지? sin, cos, tan 글자에 겁먹었던 게 좀 억울할 정도잖아. 근데 여기까지는 각이 0도에서 90도 사이일 때 얘기야. 직각삼각형 안에서만 되니까. 그럼 90도를 넘는 각, 한 바퀴 빙 도는 각은 어떻게 하냐고? 그때 등장하는 게 원이야. 다음 편에서 반지름 1인 동그라미 하나로 90도 너머까지 싹 넓혀보자. 여기까지 왔으면 벌써 절반 넘게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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