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삼각함수 (3) 회전을 옆에서 보면 파동이다
시리즈 쉬운 삼각함수 3 / 3
- 1쉬운 삼각함수 (1) 삼각비, 각 하나로 정해지는 변의 비율
- 2쉬운 삼각함수 (2) 단위원, 90도 너머로
- 3쉬운 삼각함수 (3) 회전을 옆에서 보면 파동이다

바다에서 넘실대는 파도,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그랗게 퍼지는 물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이것들이 사실 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오르락내리락 규칙적으로 출렁이는 물결 모양이야. 그리고 놀랍게도 그 모양이 바로 삼각함수야. 삼각형 재는 데 쓰던 그게, 소리랑 파도 속에 들어 있다니.
삼각비로 각과 비율을 이었고(1편), 단위원으로 90도 너머까지 넓혔지(2편). 마지막 편은 그 삼각함수가 세상에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야. 파동이니 주기함수니 하는 말에 또 겁부터 날 수 있는데, 그럴 것 없어. 오늘 볼 건 그냥 물결, 손으로 슥슥 그릴 수 있는 그 물결이야.
오늘 문장 하나.
삼각함수는 빙글빙글 도는 걸 옆에서 본 물결이다.
무슨 소린가 싶지? 지난 편 그 돌아가는 점 하나만 있으면 돼. 그거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물결이 저절로 나와. 가보자.
돌아가는 걸 옆에서 펴면
지난 편 단위원을 다시 떠올려. 점 하나가 원 위를 빙글빙글 돌지. 각이 커질수록 점이 원을 따라 돌아. 그 점의 높이, 그러니까 세로 위치가 사인 (sine)이었지.
이제 이 점을 돌리면서 높이만 계속 지켜봐. 각이 0일 땐 높이가 0이야, 맨 오른쪽에 있으니까. 각이 커지면서 점이 위로 올라가니까 높이가 점점 커져. 꼭대기(90도)에서 높이가 1로 최대. 더 돌면 점이 내려오면서 높이가 다시 줄어. 반대편(180도)에서 다시 0. 더 돌면 이번엔 아래로 내려가서 높이가 마이너스. 맨 아래(270도)에서 -1. 한 바퀴 다 돌면(360도) 높이가 0으로 원위치. 봐, 높이 하나가 커졌다 줄었다 아래로 갔다 다시 올라오지.
이 높이를, 각을 가로축에 두고 순서대로 쭉 찍어봐. 각 0에서 높이 0, 각이 커질수록 높이를 따라 위로, 90도에서 꼭대기, 180도에서 0, 270도에서 바닥, 360도에서 다시 0. 이 점들을 이으면 뭐가 나와? 부드럽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물결이야. 이게 사인 곡선이야. 회전을 시간 순서로 쭉 편 거지.
회전이 물결이 되는 이유
동생: “빙글빙글 도는 게 왜 갑자기 물결이 돼?”
누나: “도는 걸 위에서 안 보고, 옆에서 높이만 보니까 그래.”
이게 진짜 핵심이야. 한 번 더 밟자. 점은 분명히 동그라미를 돌고 있어. 그런데 우리가 보는 건 그 점의 높이 하나뿐이야. 옆으로 얼마나 갔는지는 버리고, 위아래로 얼마나 갔는지만 시간 순서로 기록하는 거지. 빙빙 도는 원운동에서 위아래 움직임만 딱 떼어내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물결이 남아. 회전을 옆에서 그림자처럼 본 게 파동인 거야. 이거 공식으로 외우는 거 아니야. 점 하나 도는 걸 한 방향에서 본 것뿐이다.
놀이터 회전목마를 멀리서 정면으로 본다고 해봐. 말 하나가 빙 도는 건 안 보이고, 그냥 왼쪽 갔다 오른쪽 갔다 하는 것처럼 보이지. 원운동을 한 방향에서만 보면 왕복운동으로 보여. 위아래 높이만 봐도, 좌우만 봐도, 원운동을 한 축으로만 떼어 보면 똑같이 물결이 나와. 그 왕복을 시간축에 펴면 물결이고. 도는 거랑 물결이 사실 같은 거였던 거야.
주기와 진폭
물결에는 두 가지만 보면 돼. 어려운 말로 주기랑 진폭인데, 뜻 알면 쉬워.
주기(週期)는 한 번 반복하는 데 걸리는 길이야. 점이 원을 한 바퀴 돌면 높이 패턴이 딱 한 번 완성되고, 그다음엔 똑같은 게 반복되지. 그 한 바퀴가 한 주기야. 주는 돌 주, 기는 기간. 한 바퀴 도는 기간이라는 뜻 그대로지. 사인 곡선이 계속 똑같은 물결을 반복하는 건 점이 계속 같은 원을 돌기 때문이야. 그림으로 보면 이렇다.
진폭(振幅)은 물결이 위아래로 얼마나 크게 출렁이냐야. 진은 흔들 진, 폭은 너비. 흔들리는 너비지. 단위원에서는 높이가 최대 1까지 갔으니까 진폭이 1이야. 원이 더 컸으면 더 크게 출렁였겠지. 진폭이 크면 큰 물결, 작으면 잔물결. 둘을 나란히 보면 이렇다.
세상의 반복은 사인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세상에 반복하는 게 널렸거든. 그리고 그 반복들이 대개 이 물결 모양이야. 이런 물결을 사인파 (sine wave)라고 불러.
소리를 생각해봐. 소리는 공기가 떨리는 거야. 떨린다는 건 밀렸다 당겨졌다를 반복하는 거고, 그게 사인파야. 순수한 음 하나는 깔끔한 사인파 모양이지. 빛도 파동이고, 바다의 밀물썰물도 하루 주기로 오르내리는 물결이야. 계절이 돌아오는 것도, 진자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는 것도 다 이 모양이야. 빙글빙글 도는 것, 왔다 갔다 반복하는 것을 수학으로 적으면 죄다 사인파로 돌아와. 삼각함수가 삼각형 하나 재려고 태어났다가, 결국 세상의 온갖 반복을 적는 언어가 된 거지.
예시 문제
이제 네가 직접 물결을 읽어볼 차례야. 어렵게 생각하지 마. 오늘 본 건 도는 점의 높이 하나가 커졌다 줄었다 하는 물결, 그리고 그 물결에서 주기랑 진폭 두 가지만 보면 된다는 거였지. 그거 그대로 써먹자.
문제 1. 진폭이 1인 사인파, 그러니까 단위원 점이 딱 한 바퀴 도는 동안 그리는 물결이야. 이 물결에서 높이가 가장 높은 1이 되는 건 몇 도일 때고, 가장 낮은 -1이 되는 건 몇 도일 때일까? 그리고 높이가 0이 되는 건 몇 도들일까?
직접 한번 짚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도는 점 하나만 머릿속에 굴리면 돼. 각이 0도면 점이 맨 오른쪽, 높이 0. 돌아서 90도, 꼭대기에 올라갔지? 높이가 최대 1이야. 더 돌아 180도, 다시 옆으로 와서 높이 0. 270도, 이번엔 맨 아래, 높이가 최저 -1. 360도, 한 바퀴 다 돌아 제자리, 높이 0. 그러니까 가장 높은 1은 90도, 가장 낮은 -1은 270도, 높이 0은 0도·180도·360도다. 물결 그림이랑 딱 맞지? 이거 공식으로 외운 거 아니야. 점 도는 거 따라간 것뿐이다.
이제 이 물결을 진짜 바닷가로 가져가 보자. 세상의 반복이 다 사인파랬잖아. 파도도 그중 하나지.
문제 2. 바닷가에 파도가 규칙적으로 밀려와. 한 번 출렁이고 다음 출렁임이 시작될 때까지, 그러니까 한 주기가 5초라고 하자. 그리고 물이 잔잔할 때를 기준으로 위아래로 2m씩 출렁여. 곧 진폭이 2m야. 자, 1분(60초) 동안 파도는 몇 번 출렁일까? 그리고 물마루(제일 높을 때)와 물골(제일 낮을 때)의 높이 차이는 몇 m일까?
직접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주기부터. 한 번 출렁이는 데 5초 걸린댔지. 1분은 60초야. 그럼 60초 안에 5초짜리 출렁임이 몇 번 들어가? 60 나누기 5, 12번이야. 그래서 1분에 열두 번 출렁여. 이번엔 높이 차. 진폭이 2m라는 건 잔잔한 물 높이에서 위로 2m, 아래로 2m 간다는 뜻이야. 그러니 제일 높을 때랑 제일 낮을 때 차이는 2 더하기 2, 곧 4m지. 봐, 주기는 몇 번 반복하나, 진폭은 얼마나 크게 출렁이나. 딱 그 두 가지만 봤지? 답, 1분에 12번, 높이 차 4m.
세 편을 한 줄로
세 편을 한 줄로 묶자. 각 하나가 변의 비율을 정한다는 삼각비에서 출발해서(1편), 그 비율을 반지름 1인 원 위 점의 좌표로 바꿔 90도 너머까지 넓혔고(2편), 그 점이 도는 걸 옆에서 펴니 물결, 사인파가 됐다(3편). 삼각비, 단위원, 파동. 이 세 걸음이 삼각함수 전부야.
봐, 별거 아니지? sin, cos, tan 글자에 데였던 게 억울할 정도잖아. 표 하나 안 외우고 여기까지 왔어. 이제 삼각함수 그래프를 보면 아, 저건 도는 걸 옆에서 편 물결이구나 하고 읽힐 거야. 그러면 된 거야. 여기까지 온 너, 삼각함수 이제 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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