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2/3을 보내며
2025년의 2/3쯤이 됐다. 디자인을 하면서 한 가지 헷갈리는 게 있다.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이래야 한다 아니다, 디자이너는 저래야 한다. 이게 좋은 디자인이다, 아니면 저게 좋은 디자인이다.
글과 영상을 많이 본다. 좋은 디자인, 좋은 제품의 본질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자주 든다. 어쩌면 그 본질을 좇는 원칙이나 철학이 없는 디자인은 가치가 없는 것 아닐까, 그런 의심도 들었다.
디자인을 한다. 디자인으로 돈도 번다. 하지만 특별한 원칙이나 철학이 딱히 없다. 팀원들과 협업하기 위해 몇 가지 전제를 만들지만, 그건 탈선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 전제 그대로 만들면 좋은 제품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어리석지 않다.
어디선가 봤다. 주관성이 출발점이 되어야만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빌리자면, 나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다. 그렇듯 우리의 제품 정체성도 다른 누군가의 원칙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든 모든 이가 겪고, 발전시키고, 다시 부숴가며 만든 우리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원칙은 없다. 대신 팀이 만든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