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벡터 (1)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다
시리즈 쉬운 벡터 1 / 4
- 1쉬운 벡터 (1)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다
- 2쉬운 벡터 (2) 벡터 더하기, 화살표를 이어 붙이기
- 3쉬운 벡터 (3) 내적, 두 화살표가 얼마나 같은 방향인가
- 4쉬운 벡터 (4) 기저와 선형결합, 벡터로 공간을 짓다
지도 앱을 켜고 여기서 저기까지 가는 길을 떠올려 봐. 화면에 뜨는 건 딱 두 가지야. 어느 쪽으로 갈지(방향), 그리고 얼마나 갈지(거리). 이 방향과 거리를 한 몸에 담아 쭉 그은 화살표, 그게 바로 벡터다. 이름이 딱딱해서 그렇지 별거 아니야. 겁먹지 말고 딱 한 문장만 쥐고 가자.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다.
이게 전부다. 왜 이런 게 필요했는지부터 보자. 숫자 하나로는 다 담기지 않는 게 세상에 많거든. 동생이 오늘 3킬로미터 걸었다고 해봐. 얼마나 걸었는지는 알겠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 일기예보가 바람이 시속 20킬로미터라고만 해도 그래. 세기는 알아도 어느 쪽으로 부는지는 몰라. 이동, 힘, 속도, 바람. 크기만으로는 모자라고 방향까지 있어야 말이 되는 양이 이렇게 많다. 이런 걸 다루려고 만든 도구가 벡터(vector)야. 중학교에서 화살표로 슬쩍 만나고 마는 이 녀석이, 실은 대학 수학의 큰 기둥 하나다. 처음부터 천천히 쌓아 올리자. 왜 방향이 빠지면 곤란한지, 이 대화부터 보자.
동생: “누나, 나 오늘 3킬로미터 걸었어.”
누나: “어느 쪽으로?”
동생: “어… 그냥 3킬로미터.”
누나: “그럼 네가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몰라. 크기만 있고 방향이 없으니까. 그 둘을 같이 담은 게 벡터야.”
크기만 있는 것과, 방향까지 있는 것
자, 세상의 양은 두 종류로 갈린다. 어렵지 않아. 하나는 크기만 있으면 되는 거야. 온도, 무게, 시간, 걸은 거리의 길이 같은 거. 25도, 3킬로그램, 두 시간. 숫자 하나면 끝나지? 이런 걸 스칼라(scalar)라고 해. 이름은 뒤에서 풀어줄 테니 지금은 그냥 크기만 있는 놈이라고만 알아둬.
다른 하나는 크기에 방향까지 있어야 하는 거야. 어느 쪽으로 3킬로미터, 어느 쪽으로 미는 힘, 어느 쪽으로 부는 바람. 이게 벡터다. 그럼 벡터를 어떻게 그리냐. 화살표로 그려. 왜 화살표냐고? 화살표 하나에 딱 두 가지가 다 들어가거든. 화살표의 길이가 크기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쪽이 방향이야. 길이랑 방향, 이 둘을 한 몸에 담은 게 화살표이자 벡터다. 봐, 벌써 벡터가 뭔지 손에 잡히지?
크기와 방향을 따로 견줘 보면 이래.
벡터를 숫자 두 개로 적기
화살표를 매번 그림으로 그릴 순 없잖아. 다행히 간단한 방법이 있어. 화살표를 원점(출발점)에서 그려. 그럼 끝점이 어디 있는지만 적으면 돼. 왜냐고? 시작이 원점으로 고정이니까, 끝점만 알면 화살표가 통째로 정해지거든. 오른쪽으로 2칸, 위로 1칸 간 자리면 (2, 1)이야. 이 두 숫자가 화살표를 통째로 담는다. 오른쪽으로 얼마, 위로 얼마. 이걸 벡터의 성분(成分)이라고 불러. 이룰 성에 나눌 분, 곧 벡터를 이루는 부분이라는 뜻이야. 이름 무서워할 것 없지?
이렇게 숫자로 적어두면 그림 없이도 벡터를 다룰 수 있어. 다음 편에서 벡터를 더하고 늘일 때, 이 숫자 두 개가 얼마나 편한지 알게 된다.
이름 풀이: 벡터와 스칼라
이름 겁내지 마. 뜻만 알면 훨씬 친해진다. 벡터(vector)는 라틴어로 나르다, 옮기다(vehere)에서 온 말이야. 한 점을 다른 자리로 날라다 옮기는 것, 그게 벡터다. (2, 1)이라는 벡터는 어떤 점이든 오른쪽 2, 위로 1만큼 실어 옮기잖아. 딱 나르는 거지? 150여 년 전 해밀턴이라는 수학자가 이 라틴어에서 이름을 따왔어.
스칼라(scalar)는 같은 사람이 라틴어 사다리, 눈금(scala)에서 따온 말이야. 크기만 있는 수는 눈금자 하나 위 어디쯤인지로 다 나타나거든. 온도계 눈금처럼 한 줄 위의 값, 그게 스칼라다. 우리말로 아주 쉽게 풀면 벡터는 방향 있는 크기, 스칼라는 그냥 크기. 외울 거 없지? 이름에 뜻이 이미 다 들어 있잖아.
예시 문제
자, 화살표를 숫자 둘로 적고 크기랑 방향을 갈라 보는 거, 직접 해봐야 손에 남아. 어려운 거 하나 없어, 방금 배운 그대로야. 두 개만 풀고 가자.
문제 1. 원점에서 오른쪽으로 4칸, 위로 3칸 간 화살표가 있어. 이 벡터를 성분 두 숫자로 적어봐. 그리고 거꾸로, (5, 2)라는 벡터는 원점에서 어느 쪽으로 몇 칸 간 걸까?
직접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성분은 오른쪽으로 얼마, 위로 얼마를 두 숫자로 적는 거였지. 오른쪽 4, 위로 3이니까 (4, 3)이야. 거꾸로도 읽어보자. (5, 2)는 첫 숫자가 오른쪽, 둘째 숫자가 위로니까 오른쪽으로 5칸, 위로 2칸 간 화살표지. 숫자 둘이 화살표를 통째로 담는다는 게 이거야. 답은 (4, 3), 그리고 (5, 2)는 오른쪽 5칸·위로 2칸.
문제 2. 벡터 (3, 4)의 크기(화살표 길이)는 얼마일까? 그리고 (0, 5)랑 (5, 0)은 방향은 서로 다른데, 크기도 다를까 같을까?
이건 한 발 더 나가. 그래도 천천히 가면 돼. 풀이 간다.
풀이. (3, 4)는 오른쪽 3칸, 위로 4칸 간 화살표야. 이 화살표를 비스듬한 빗변으로 놓으면 가로 3, 세로 4인 직각삼각형이 생겨. 가로 3, 세로 4인 직각삼각형의 빗변은 5로 딱 떨어져. 왜 5냐면, 3 곱하기 3은 9, 4 곱하기 4는 16, 둘을 더하면 25인데, 곱해서 25가 되는 길이가 바로 5거든. 그러니 (3, 4)의 크기는 5야. 이제 (0, 5)랑 (5, 0)을 봐. (0, 5)는 위로 5칸, (5, 0)은 오른쪽 5칸이라 방향은 완전히 다르지. 근데 길이는 둘 다 5로 같아. 크기가 같아도 방향이 다르면 다른 벡터인 거야. 크기랑 방향이 따로 노는 성질이라는 걸 이게 보여주지. 답은 (3, 4)의 크기 5, 그리고 (0, 5)와 (5, 0)은 크기는 5로 같지만 방향이 달라 서로 다른 벡터.
정리
오늘 딱 하나만.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한 몸에 담은 화살표다. 크기만 있으면 스칼라, 방향까지 있으면 벡터. 원점에서 그리면 (2, 1)처럼 숫자 두 개로 적히고. 바람도, 힘도, 이동도 다 이 화살표로 다뤄. 봐, 별거 아니지? 딱딱해 보이던 벡터가 그냥 방향 달린 화살표였잖아. 그런데 화살표 하나로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벡터가 진짜 힘을 쓰는 건 더하고 늘일 때부터다. 다음 편에서 화살표를 이어 붙여 더해 보자. 여기까지 왔으면 시작은 잘 끊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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