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벡터 (4) 기저와 선형결합, 벡터로 공간을 짓다
시리즈 쉬운 벡터 4 / 4
- 1쉬운 벡터 (1)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다
- 2쉬운 벡터 (2) 벡터 더하기, 화살표를 이어 붙이기
- 3쉬운 벡터 (3) 내적, 두 화살표가 얼마나 같은 방향인가
- 4쉬운 벡터 (4) 기저와 선형결합, 벡터로 공간을 짓다
네가 매일 쓰는 좌표 (3, 2), 사실 네 생각과 다른 거였어. 그냥 점 하나 콕 찍은 자리라고 여겼겠지? 아니야. (3, 2)는 기준 화살표 둘을 각각 3배, 2배로 늘여서 더한 결과, 곧 조립 설명서였어. 오늘 이 한마디를 손에 쥐면 좌표가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겁먹지 마, 새로 배울 건 거의 없어. 지금까지 배운 걸 딱 하나로 잇기만 하면 되니까.
지난 세 편에서 벡터를 화살표로 보고, 이어 붙여 더하고, 내적으로 견줬어. 여기까지 온 것만도 대단한 거야. 이번이 마지막 편이다. 대학 수학이니 기저니 하는 말이 나와도, 이 화살표들로 어떻게 공간 전체를 짓는지 그 출발점만 보면 돼.
동생: “(3, 2)는 그냥 점 하나 아니야?”
누나: “오른쪽 한 칸을 세 번, 위로 한 칸을 두 번 간 거야. 두 기준 화살표를 조합한 거지.”
동생: “그럼 아무 점이나 그렇게 돼?”
누나: “응. 그 기준 화살표 둘만 있으면 평면 위 어떤 점이든 조합으로 찍을 수 있어. 그 기준을 기저라고 해.”
기준 화살표 둘
자, 평면에 특별한 화살표 둘이 있어. 오른쪽으로 딱 한 칸 가는 화살표랑, 위로 딱 한 칸 가는 화살표야. 앞의 것을 (1, 0), 뒤의 것을 (0, 1)이라 적고, 흔히 î, ĵ라고 써(아이 햇, 제이 햇이라 읽어). 기호 낯설다고 겁먹지 마. 그냥 오른쪽 한 칸, 위로 한 칸이라는 이름표일 뿐이야.
이제 (3, 2)를 다시 봐봐. 오른쪽 한 칸을 세 번(3î), 위로 한 칸을 두 번(2ĵ) 간 거잖아. 곧 (3, 2) = 3î + 2ĵ야. 여기서 뭐가 보이냐면, 좌표의 두 숫자 3과 2는 사실 이 두 기준 화살표를 각각 몇 배 했는지를 적어둔 거였어. 좌표가 그냥 점이 아니라 조립 설명서였던 거지.
선형결합: 늘이고 더하기만으로 다 만든다
여기서 벡터 시리즈가 한 바퀴 돌아 딱 만나. 기준 화살표를 몇 배 늘이는 건 2편에서 한 상수배지? 그걸 이어 붙이는 건 2편의 덧셈이고. 상수배로 늘이고 덧셈으로 잇는 이 조합을 선형결합이라고 불러. 새 기술 아니야, 배운 둘을 합친 것뿐이다.
그런데 이 늘이고 더하기만으로 평면 위 어떤 점이든 다 만들 수 있어. (7, −3)이든 (0.5, 4)든, î를 얼마 늘이고 ĵ를 얼마 늘여서 더하면 정확히 그 자리에 딱 닿아. 기준 화살표 둘이랑 선형결합, 이것만으로 평면 전체가 채워지는 거야. 봐, 2편에서 배운 덧셈이랑 상수배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이제 드러나지? 그 둘이 사실은 공간을 짓는 연장이었던 거야.
말로는 안 와닿지? 직접 만들어 봐. 아래 두 슬라이더로 î랑 ĵ를 각각 몇 배 할지 정하면, 그 조합이 닿는 점이 실시간으로 찍힌다. 좌표 (몇, 몇)이 곧 두 계수라는 걸 눈으로 볼 수 있어.
î를 3번, ĵ를 2번 더하면 좌표 (3, 2)
좌표의 정체, 그리고 대학 수학의 문
이제 좌표를 다시 보면 뜻이 완전히 달라져. (3, 2)의 3과 2는 절대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기준 화살표 î와 ĵ를 각각 몇 배 섞었는지의 계수였어. 그래서 기준 화살표를 다른 걸로 바꾸면, 똑같은 점도 다른 숫자로 적혀. 좌표는 늘 어떤 기저 위에서의 값인 거지. 이 밑바탕이 되는 기준 화살표 묶음을 기저라고 불러.
대학의 선형대수는 바로 이 기저랑 선형결합이랑 공간을 정면으로 다뤄. 화살표를 더하고 상수배하는 규칙, 그걸로 공간을 짓는 이야기가 그 과목의 뼈대야. 겁나는 이름이지? 근데 여기까지 따라왔으면 넌 이미 그 알맹이를 손에 쥔 거다. 중학교 화살표에서 시작해서, 대학 수학이 벡터를 다루는 그 출발점에 벌써 올라선 거야.
이름 풀이: 기저와 선형
기저(基底)는 터 기(基)에 밑 저(底), 곧 바탕이자 토대라는 말이야. 모든 벡터를 지어 올리는 밑바탕 화살표들이라 이런 이름이 붙은 거다. 영어 basis도 토대라는 뜻이니 속뜻이 똑같아.
선형(線形)은 줄 선(線)에 모양 형(形), 곧 직선 모양이라는 말이야. 늘이고 더하기만 하니까 결과가 휘지 않고 곧게 이어지거든. 그래서 선형결합이라 부르는 거지. 이름이 어렵지, 뜻은 그냥 곧은 조합일 뿐이야. 외울 것 없이 글자 뜻만 봐.
예시 문제
자, 좌표가 사실은 기준 화살표 둘을 몇 배 해서 더한 조립 설명서였다는 거, 직접 풀어보면 확실히 남아. 새로 배울 건 없어, 2편 상수배랑 덧셈 그대로야. 두 문제만 하자.
문제 1. 좌표 (5, 3)을 기준 화살표 î랑 ĵ로 풀어써봐. 그리고 거꾸로, 4î + 6ĵ는 좌표로 적으면 뭘까?
직접 한번 해보고 내려와. 풀이 간다.
풀이. î는 오른쪽 한 칸 (1, 0), ĵ는 위로 한 칸 (0, 1)이야. (5, 3)은 오른쪽 한 칸을 다섯 번, 위로 한 칸을 세 번 간 거니까 5î + 3ĵ지. 좌표의 두 숫자가 곧 î랑 ĵ를 각각 몇 배 했는지를 적은 거야. 거꾸로 4î + 6ĵ는 î를 4배, ĵ를 6배 한 거니까 좌표로는 (4, 6)이고. 답은 (5, 3) = 5î + 3ĵ, 그리고 4î + 6ĵ = (4, 6).
문제 2. 평면 위 점 (7, −3)에 닿으려면 î를 몇 배, ĵ를 몇 배 해서 더해야 할까? 늘이고 더하는 선형결합으로 만들어봐.
마이너스가 나와서 좀 까다로워 보이지? 2편에서 배운 뒤집기 그대로야. 풀이 간다.
풀이. î는 오른쪽 한 칸, ĵ는 위로 한 칸이었지. (7, −3)은 오른쪽으로 7칸, 위로는 −3칸, 곧 아래로 3칸 간 자리야. 그러니 î를 7배 늘이고, ĵ는 −3배 해서 더하면 돼. ĵ에 마이너스를 곱하면 방향이 뒤집혀 아래로 가는 거, 2편에서 봤지. 그래서 7î + (−3)ĵ, 다시 말해 7î − 3ĵ야. 상수배로 늘이고 덧셈으로 이어 붙인 이 조합이 바로 선형결합이지. î랑 ĵ 둘만 있으면 이렇게 평면 위 어떤 점이든 다 찍을 수 있어. 답은 7î − 3ĵ(î를 7배, ĵ를 −3배).
정리: 네 편을 한 줄로
네 편을 한 줄로 묶자.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이고(1편), 이어 붙여 더하고 늘이며(2편), 내적으로 방향이 얼마나 맞는지 재고(3편), 기저의 선형결합으로 공간을 짓는다(4편). 화살표 하나에서 시작해 공간을 짓는 데까지 온 거야. 봐, 대학 수학이 벡터를 다루는 출발점을 이미 넘어섰지? 기저니 선형대수니 하는 말에 겁먹었던 게 좀 억울할 정도잖아.
그다음은 뭘까. 이 기준 화살표들을 통째로 다른 자리로 옮기는 규칙, 그게 행렬이야. 벡터가 밑바탕이라면 행렬은 그 바탕을 통째로 바꾸는 동사다. 그 이야기는 선형대수 이야기: 행렬은 공간을 바꾸는 동사다로 이어져. 여기까지 온 너라면 그것도 충분히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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